디카

디카 사진 잘찍는 법, 놀이터에서 사진 찍기

차돌 바위 2006. 4. 13. 21:18
아기 꿀벌 놀이터는 / 꽃밭 / 꽃 속에서 뒹굴어 / 온 몸이 / 꽃가루.
아이들 놀이터는 / 모래밭 / 모래 위에서 뒹굴어 / 온 몸이 / 흙투성이.
- 한 초등학생이 지은 시



놀이터. 어른들에게는 추억이, 아이들에게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죠. 가장 좋은 점은, 동네마다 있기 때문에 경제용어를 빌리자면 ‘접근성’이 아주 좋은 곳이라는 것이지요. 이번 디카테크닉의 제목은 ‘놀이터를 지배하라…’라고 정했습니다. 히딩크 감독의 ‘게임과 그라운드를 지배하라’는 말씀을 흉내냈습죠.

동네 골목대장이 되란 얘기는 아니구요. 아이 사진을 놀이터에서 직접 제대로 한번 찍어보자는 것이죠. 부모님들도 아이들 손을 잡고 함께 동네 놀이터로 갈 때는 디카를 가져가실 생각까지는 아마 잘 못하실 거에요. ‘사진발’이 잘 먹히는 곳도 아니고… 아이가 흙투성이 되기 일쑤고…


하지만 어려운 환경일수록 더더욱 도전하고 싶은 법. 아이와 함께 가장 많이 놀러가지만 사진 재료로서 가장 ‘무시되는’(?) 놀이터에서 그럴듯하게 찍는 법에 대해 알아봐요. [디카테크닉] 시리즈를 열심히 보신 분이라면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는 기법들입니다.




1. 그네(1)- 패닝

놀이터를 가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일단 그네를 먼저 타고, 미끄럼틀이나 시소를 타지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면서도 가장 찍기 힘든 사진이 그네입니다. 그네는 움직이잖아요. 그것도 제법 빠르게요. 이 운동을 이용해 역동적으로 찍어봐요.

‘패닝’에 대해서는 ‘[디카테크닉#23]나는 달린다, 너는 찍는다- Panning’ 편에서 설명을 드린 적이 있지요. 피사체가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피사체를 따라가며 찍는 방식이지요. 문제는 그네의 운동방향. 직선운동이 아니라 ‘U’ 자형 운동이죠. 직선운동하는 피사체라면 그냥 쭈욱 따라가면서 찍으면 되는데, 이건 그게 아니더군요. 저도 30여장 도전끝에 위 <사진1> 하나 건졌습니다… ㅎㅎ

어차피 ‘천재적인 사진가’가 아닌 다음에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겠죠. 디카도 ‘U’자형으로 움직이며 찍어야 합니다. 찍는 순서를 알아볼까요.


1)촬영모드를 수동(M)이나 셔터우선식(S 또는 Tv)으로 두고 셔터속도를 1/30초에 맞추세요.
2)1/2 셔터를 눌러 초점을 미리 맞춰 두세요. 초점 위치는 사진을 찍을 아이가 통과하는 지점과 비슷한 거리에 대략 맞추면 됩니다.
3)아이의 운동 궤적을 따라 가며 U자형 운동을 반복적으로 연습을 합니다. 뒤쪽 정점부터 앞쪽 정점까지요. 반복해서 하다보면 중간지점의 타이밍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4)아이가 가운데 지점을 통과할 때 셔터를 누릅니다. 이 구간이 속도가 가장 빨라서 역동적으로 느껴지거든요. 주의할 점이 무엇인지는 아시지요? 셔터를 누른 뒤에도 디카를 계속 움직여 줘야 합니다. 아니 원래 ‘예정’된 U자형 운동 중간 쯤에 그냥 셔터를 눌러 주는 겁니다.




물론 수십장을 찍어 봐야 한 장 정도 제대로 나올 겁니다. 고소한 참기름 한 방울을 얻기 위해선 한 줌의 깻묵이 버려지듯 좋은 결과를 위해 공력(功力)을 많이 희생해야 합니다.





2. 그네(2) ? 정점에서!!


패닝 기법으로 그네의 속도가 가장 빠른 중간 지점을 포착하셨으면 이번엔 순간적으로 정지해 있는 맨 꼭대기에 오른 순간을 잡아보지요.

패닝에 비한다면 그야말로 누워서 떡 먹는 사진이지요. 맑은 날이라면 자동 모드로 설정해도 셔터스피드가 1/125 이상 나오니 그냥 찍어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AF와 타이밍을 잘 잡아야죠.

이번 경우도 1/2 셔터를 통해 초점을 미리 잡아 둬야 합니다. 그리고 앵글까지 잡아 놓고 있다가 딱 찍어야죠.
<사진2>가 정점에서 찍은 사진인데, 자칫 사진이 밋밋해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발바닥을 크게 잡은 앵글로 처리했습니다.









3. 미끄럼틀(1) ? Low Angle


교육법에 의거, 유아교육 시설에는 미끄럼틀이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고 합니다. 운동도 되고 아이들이 높은 곳에 대한 공포심을 없앨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단을 순서대로 오르면서 질서의식이 생긴다는 이유에서죠.

그런데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왠지… 어수선하게 배경이 처리가 잘 안되는 소재가 또 이 미끄럼틀 입니다. 가장 쉽게 찍는 방법은 미끄럼틀에서 약간 떨어져서 아이들이 내려오는 모습을 잡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끄럼틀 쪽으로 더 다가가서 위를 올려다 보세요.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사진3>은 과감하게 미끄럼틀 바로 아래서 위를 올려다 보며 찍은 Low Angle 입니다. 남빛 하늘과 빨간 미끄럼틀이 강렬히 대조되는 데다, 배경도 한결 깔끔해 졌지요?








4. 미끄럼틀(2)


가끔 특이한 형태의 미끄럼틀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는 미끄럼틀 그 자체가 ‘그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되도록 한 눈에 미끄럼틀의 형체가 잘 보이는 앵글을 찾아야 겠지요?
<사진4>는 서울대공원의 놀이터에서 찍은 코끼리 터널 미끄럼틀입니다….

음… 이 외에도 다른 모습이나 앵글을 찾아 보세요…^6^

출처: http://cafe.naver.com/dicachobo.ca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