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디카 활용팁! 불꽃놀이의 추억, 촬영방법

차돌 바위 2006. 4. 13. 21:18

제가 불꽃놀이를 처음 본 것은 초등학교 5학년, 그러니까 80년 즈음이었습니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던 날 (나중에 그 전직 대통령은 법정에서 ‘쿠데타’로 집권세력으로 판결났지요), 여의도에서 불꽃놀이를 했는데 당시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에서 살던 저는 남산 너머로 터지는 폭죽을 보고는 그 화려함에 거의 충격을 받다시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의도와 동소문동은 직선 거리가 10km가 넘기 때문에 어지간히도 작게 보였을 텐데도 그 때는 그 불꽃들이 하늘을 다 뒤덮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불꽃놀이 모습을 처음 카메라에 담은 것은 1997년 무주,전주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였습니다. 폐막식 날 경기장 위쪽에서 정신없이 터지는 불꽃들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죠. 함께 갔던 선배는 취재 전 ‘불꽃놀이 사진은 1/15초로 찍어라’라고 알려 주셨죠.

요즘엔, 규모가 작은 ‘동네 축제’에도 개막식이나 폐막식에는 어김없이 불꽃놀이가 등장합니다. 정말 흔한 이벤트가 됐지만 여전히 밤하늘을 수놓는 화약의 궤적은 눈길을 떼기 힘들게 만들죠. 또 막상 사진으로 찍기 조금 애매하고 난해한 소재이기도 하구요. 이번 회에는 불꽃놀이 사진 찍는 법에 대해 알아보죠.



1. 셔터속도를 1/15에 맞추세요.





불꽃놀이 사진의 기본은 셔터 속도 세팅입니다. 바로 1/15초에 맞추는 것이지요. 1/30초만 돼도 빛의 궤적이 좀 짧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사실 아마추어가 1/15초를 손으로 들고 찍기엔 좀 벅찬 감이 있습니다. 흔들리기 십상이거든요. 하지만 숨을 잘 고르고 팔을 안정되게 한 뒤 셔터버튼을 살살 누르면 선명하게 찍을 수 있습니다.
자동카메라 형 디카에도 대부분 셔터 속도를 수동으로 정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수동 기능이 없는 디카라도 밤에는 저속 셔터속도로 세팅이 됩니다. 하지만 일정하게 속도가 세팅되지 못하고 좀 들쭉날쭉 하겠죠.

1/8초는 빛의 궤적이 좀 길어지는 데다 손으로 들고 찍는 일이 사실상 힘들지요. <사진2>는 2~3초 셔터를 개방한 건데요, 노출이 너무 밝게 된데다 궤적이 너무 많아 마구 뒤엉켜 보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반드시 1/15초로 찍는 것은 아니지요. 어떤 폭죽을 찍느냐에 달렸죠.
아래의의 <사진3>은 휴대용 폭죽을 찍은 건데요, 이 폭죽은 위로 ‘슝’ 올라갔다가 바로 사라지는 불꽃이라 2초 정도 셔터를 개방했습니다. 물론 삼각대로요.

만약 1/15초로 찍었다면 거의 보이지 않았겠죠.





2. 노출을 넉넉히 주세요.





셔터속도를 수동으로 정했으니 노출도 수동으로 정해 주셔야죠. 이왕이면 조리개를 넉넉히 열어주세요. 밝게 찍는 거죠. 디카를 수동 모드로 놓고 조정하시면 됩니다. 가장 낮은 수치로 열면 좋죠.

위에 있는 사진 2장은 모두 2002년 5월 여의도 부근 한강 둔치에서 벌어진 ‘불꽃축제’ 모습입니다.

거의 같은 시각에 비슷한 앵글로 찍었지만 다른 점이 있지요? 바로 배경이 된 하늘 색깔의 차이입니다. 비록 어두워 보이기는 마찬가지 이지만 <사진4>보다 <사진5>가 훨씬 배경색이 깔끔하지요. 특히 사진을 종이로 인화해보면 차이가 많이 납니다.

<사진5>의 아쉬운 점이라면 셔터속도를 1/30초로 했다는 것이죠. 덕분에 불꽃 궤적이 좀 짧아졌습니다. 차라리 조리개를 한 스텝 더 닫아주고 (f 4 정도면 되겠죠) 셔터 스피드를 더 느린 1/15초로 했다면 비슷한 하늘 색깔에 불꽃 궤적이 길어 졌겠죠.




3. ISO를 200 이상으로 두세요.

ISO나 ASA는 잘 아시죠? 디카가 빛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느냐를 나타내주는 감광지수 이지요. 각 디카의 촬영 메뉴로 들어가면 변경할 수 있어요. 보통 ISO 100 정도에 세팅돼 있는데 이를 200 또는 400 정도에 두세요. 밤하늘을 찍는 거라 고감도로 촬영을 하면 더 안전하거든요.



4. 1/2 셔터를 활용하세요.

불꽃놀이는 타이밍이 중요하죠. 팍 터지는 순간을 잘 노리고 찍어야 합니다. 그런데, 막상 불꽃이 터지는 순간에 셔터를 누르면 안 찍히기 십상입니다. AF(자동초점)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죠. AF는 원래 피사체의 콘트라스트의 차를 이용해 맞추게 돼 있는데 허공에 앵글을 맞추고 있으니 디카가 거리계산을 제대로 하기 힘들죠…(AF의 작동원리는 ‘[디카테크닉#11] 우리 눈과 같은 AF’ 편을 참조하세요)

수동 초점 기능이 있는 고급 디카를 갖고 계시면 이를 활용하면 좋죠. 이 기능이 없어도 방법은 있습니다. 1/2셔터를 활용하는 겁니다. 폭죽이 터지는 위치와 거리가 비슷한 다른 곳에 초점 포인트를 맞춰 1/2셔터로 고정한 뒤 앵글을 찍기 원하는 방향으로 디카를 돌린 뒤 타이밍을 맞춰 찍으면 됩니다.

1/2셔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디카테크닉#8]디카의 셔터버튼은 2개’ 와 ‘[디카테크닉#9]제발 살살 좀 눌러주세요’ 편을 참조하세요.



5. 기념사진은 플래시를 활용해 찍으세요.

자, 이제 불꽃놀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담아야 추억으로 남겠죠. 폭죽은 하늘 꼭대기에 터지니 low-Angle로 찍어야 인물도 잘 나오겠죠. 플래시를 자동으로 해 놓거나 ‘강제 터짐’ 기능으로 하세요. 요즘 디카들 플래시 성능이 좀 좋습니까. 어지간한 상황이라면 다 잘 나오니 걱정없이 찍어도 됩니다. 부담 없이 아래 사진처럼 찍으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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