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사전

카시오 EW-D2700 리뷰

차돌 바위 2006. 3. 28. 18:59

일본어 , 중국어, MP3 플레이어, 개인 일정 관리, PMP. 그리고 이동식 저장장치, 터치스크린, 화려한 색상 등. 전자사전을 꾸밀 수 있는, 그리고 전자사전에 추가할 수 있는 기능 및 변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막상 이 전자사전을 쓸 사람이 단지 휴대용 영어사전이 필요할 뿐이라면? 이런 다양한 기능 및 디자인은 죄다 부질없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오로지 영어사전이 수록된 작고, 가볍고, 쓰기 편한 전자사전이 있으면 그만이다. 바로 EW-D2700처럼 말이다.

 


EW-D2700은 화려하지 않다. 최신 전자사전처럼 컬러 LCD도 아니고, 터치스크린과 스타일러스 팬으로 한껏 폼을 잡은 것도 아니다. 원색으로 톡톡 튀게 디자인한 것도 아니고, MP3 플레이어 혹은 이동식 저장장치로 사용할 수 있는 부가 기능을 갖추지도 않았다. 오로지 전자사전, 그것도 일본어나 중국어 같은 요즘 각광 받는 제 2 외국어가 수록되지 않은 가장 기본적인 영어 전자사전일 뿐이다.

이렇다보니 이 전자사전은 참 단순하다 . 들어가 있는 내용은 오로지 영어사전과 국어사전, 그리고 한 권의 옥편뿐이다. 그저 기본이기에 다른 전자사전은 왁자지껄하게 선전하지도 않는 그런 기능 및 내용이 전부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본만이 필요한 사용자들은 부가 내용, 기능이 필요한 사용자들보다 훨씬 많다. 오로지 영어가 궁해서 무거운 사전 대신 이런 전자사전을 요구하는 사람들 얘기다. 이런 사람들에게 MP3 플레이어 기능과 같은 부가 기능, 일본어, 중국어 사전과 같은 제 2 외국어 사전 따위는 사족과도 같다. 이런 원치 않는 부가 기능으로 인해 추가 비용을 더 지출해가면서 전자사전을 장만할 이유는 없으니 말이다.
이렇듯 EW-D2700은 오로지 영어사전 기능에만 치중했다. 갖추고 있는 영어사전부 내용만 갖고 따진다면 상위 기종인 EW-D3700의 그것보다 충실하다. 2종의 옥스퍼드 영영사전, 코로케이션사전, 유의어 사전 및 3종의 회화책, 단어장, 및 토익을 대비한 학습서 등 총 11종의 영어사전과 동아 새국어사전, 현대활용옥편을 수록했다. 영어사전으로의 기능만 따진다면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특히 2종의 영영사전과 코로케이션사전은 영어 단어의 미세한 차이와 유의어로 분류되지만 쓰임새가 다른 단어의 선별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고급 영어 학습중인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다양한 수록 내용과 부가 기능 추가를 통해 성능이 향상된 전자사전이 여기 저기서 출시된 가운데서도 카시오 전자사전이 전자사전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오로지 전자사전 기능에만 충실하기 때문이다 . 이와 같이 본 기능에만 충실해지면 그만큼 사용이 쉽고 편리해지며, 이것은 두터운 사용자층을 확보하는 초석이 된다. EW-D2700도 예외는 아니다. 이 단순한 기본형 전자사전이 좋을 수밖에 없는 것에는 카시오 전자사전 특유의 편리한 기능성과 인터페이스가 한 몫 하고 있다.
우선 EW-D2700의 키패드는 어느 전자사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작은 크기에도 넉넉한 키 크기를 확보했기 때문에 키패드를 누르기가 쉬우며, 응답성도 상당히 빠른 수준이다. 가장 기본적으로 쓰이는 영문 QWERTY, 한글 2벌식 자판 배열은 여느 전자사전에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것이지만, 이를 사용하면서 곁들이는 변환키 및 기능키 등이 주변의 적합한 곳에 잘 배치되어 있어 다른 어느 전자사전보다 다루기 쉽다.
펼치자마자 당장 쓸 수 있는 전원 구조와 시원시원한 LCD도 편리한 사용에 한 몫 한다. 컬러 LCD도, 터치스크린도 아닌 평범한 모노크롬 LCD지만, 5인치에 달하는 넓은 크기에 빛이 강한 야외에서도 식별에 불편함이 없는 저반사 타입을 써서 기능성을 높였다. LCD 크기가 클 뿐 아니라, 화소수도 높아졌기 때문에, 한 화면에 표시할 수 있는 글자 수도 늘었으며, 검색된 결과의 식별이 용이하도록 글자 크기를 3단계로 조절하는 줌 기능과 괘선 기능을 넣어 사용감을 향상시켰다.

 


영한, 영영사전의 구분 없이 통합 검색에서의 검색 하나로 원하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고, 철자를 잘 모르는 단어를 찾을 때 요긴하게 쓰일 근접어 검색, 예문 미리 보기, 숙어 검색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접할 수도 있다. 또, 검색된 내용 가운데 모르는 것이 있을 경우, 곧바로 이를 검색해볼 수 있는 점프 기능도 갖춰, 전자사전으로의 활용성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수준을 자랑한다.
EW-D2700은 그저 기본적인 전자사전 기능만 갖고 있는 평범한 전자사전일 뿐이다. 하지만, 전자사전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EW-D2700의 기본 기능만으로도 충분한 활용성을 제공한다. 이런 점이 EW-D2700의 존재 이유일 것이다. 단지 영어사전일 뿐이고, 이런 면에서의 그 기능은 반박할 것이 없을 만큼 충실하다. 단순하고 간단하기에 그만큼 쓰기도 쉽고 편리하다. 전자사전에서 이 이상 뭘 또 바랄 것이 있을까? 이만하면 전자사전만으로 쓰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출처: 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