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P3 전자사전의 원조, 에이원프로테크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든 분야에 컨버전스 바람이 일고 있다.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 사용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휴대가 간편한 전자사전 시장은 사용자층이 이미 확보된 또 다른 틈새 시장이다. 이러한 전자사전 시장에도 컨버전스의 바람은 빗겨가지 않고 멀티미디어 기능의 스타트라인에 있는 MP3 기능이 전자사전 속에 녹아들고 있다. 지난 해 모 MP3 업체가 MP3 기능을 겸비한 전자사전을 출시하면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여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에 뒤질세라 국내 전자사전 시장에서 세를 넓혀가고 있는 일본산 전자사전들도 MP3 기능을 너도 나도 탑재하여 멀티미디어 전자사전 시대를 열고 있다. 하지만 좀더 깊숙이 살펴보면 MP3 기능의 전자사전의 원조는 에이원프로라는 제품명으로 더 유명한 에이원테크이다. 이미 에이원테크는 2003년에 이러한 제품을 내놓았다. 필자가 지독한 국산품 애용자는 아니지만 전자사전 시장만큼은 국산 업체들이 시장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전자사전 제품의 특성상 학생들이 주 사용자라는 점, 학습의 가장 기본적인 도서가 사전이라는 점, 전자사전에 국어사전이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비록 종이사전이 아닌 전자사전이라고 해도 일본산 전자사전으로 학생들이 공부를 한다는 것은 왠지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 같다. 잠깐 이야기가 빗나갔는데 이렇듯 국내 전자사전 시장을 지켜온 에이원프로테크가 사전의 명작 프라임 사전을 출판하는 두산동아와 손잡고 야심차게 출시한 제품이 두산·에이원프로 프라임 AP-350이다. 프라임 AP-350은 지난 3월 출시되어 입 소문만으로 벌써 상당한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방학이 중반을 넘어서 신학기를 맞아 새롭게 학구열에 불타는 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전자사전이 AP-350이다.
깔끔하고 실용적인 디자인 프라임 AP-350 본체는 두께가 17mm로 약간 두껍다는 느낌이지만 외관은 오래 봐도 싫증나지 않는 은색이며, 자판은 검은색 바탕에 흰색 버튼으로 식별이 용이하게 배치되어 있다. USB 연결부에는 고무캡을 씌워 PC와 연결할 때만 열어서 사용하여 평소 먼지 등으로 오염되지 않도록 처리되어 있는 점도 돋보인다. SD/MMC 슬롯의 경우 아무런 보호장치가 없는데 이는 실제 사용할 때 SD/MMC 메모리를 항상 삽입한 상태에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제품을 열어보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5인치의 16 Gray LCD이다. 넓은 화면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고 가독성도 높여준다. 자판의 경우는 검은색 바탕에 흰색 버튼으로 처리되어 디자인면에서는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버튼의 인식율은 높아 실용적이다.
방대한 동아 프라임 사전을 모두 수록 AP-350은 동아 프라임 사전의 전문을 수록하고 있다. 전자사전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어떤 사전이 들어 있느냐이다. 여행이나 출장 시에 급한 경우 간단한 단어검색을 위해 전자사전을 구매하는 경우에는 조금 다를 수 있으나 특히 학습용으로 사용할 경우는 순수한 사전으로서의 기능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부가적인 기능보다는 자기가 갖고 싶은 사전을 내장하고 있느냐가 구매의 포인트이다. 사전 기능을 비교할 때 흔히 표제어 수와 어휘 수를 비교하는 등의 오류를 저지르게 되는데 실제로 이러한 비교는 무의미하다. 무조건 표제어나 어휘 수가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얼마나 좋은 사전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데이터를 이전해 왔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AP-350에는 동아 프라임 사전 시리즈에서 제공하는 영한, 한영, 국어, 한일, 일한, 일본한자, 옥편 을 포함하여 19종의 사전이 포함되어 있다. 필자가 2주간의 리뷰 기간 중 영한사전을 이용하여 무작위로 선택한 단어들을 AP-350과 동아 프라임 사전을 비교하며 검색한 결과 일부 숙어, 예문, 관용구 들이 일부 누락되긴 했으나 표제어, 유의어, 기본 숙어 부분은 100% 충실하게 수록되어 있음을 직접 확인했다. 프라임사전을 사용해 본 이용자라면 종이 사전을 사용할 때와 거의 유사한 콘텐츠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가독성 높고 편리한 터치스크린 AP-350의 5인치 터치스크린 LCD는 다른 제품에 비해 화면이 커서 가독성이 좋다. 기능별 메뉴는 아이콘 형태로 지원하고 있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PDA와 같이 펜 입력 방식에 익숙해지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AP-350의 스타일러스 펜은 LCD 화면 아래에 숨겨져 있듯이 위치해 있다. 처음 보아서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위치는 아니지만 화면을 열고 사용하는 디자인의 특성상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되며 보기에도 귀엽다. 입력자판은 일반 컴퓨터 자판과 같은 배열의 QWER 자판이어서 금방 익숙해진다. 다만 ESC 키와 엔터키의 쓰임이 컴퓨터와는 다르고 스페이스 바와 시프트 키가 맨 아래에 조그맣게 배열되어 있어 조금 신경 써서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 맨 위의 F1~F5까지 퀵 버튼은 기능별 메뉴로 바로 가기가 지원되어 쉽게 메뉴를 이동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AP-350은 멀티미디어 기능으로 FM 라디오와 MP3 재생 기능이 제공된다. FM 라디오는 이어폰 라인을 안테나로 사용하기 때문에 반드시 이어폰을 꼽고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버스를 타고 이동 중에는 잡음이 심해 들을 수 없었으나 정지 시에는 일반 휴대용 FM 라디오 수준의 음질로 들을 수 있었다. 타사의 경쟁 제품 중에 MP3 기능을 크게 부각시켜 광고를 하면서도 실제 사용시에 사전과 MP3를 동시에 사용할 수 없어 놀란 적이 있었는데 AP-350은 MP3 재생 기능과 사전기능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MP3 형식의 파일만 지원하기 때문에 ASF,WMA, OGG 형식 등을 다른 음악 파일들도 재생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MP3 기능 중에 가장 아쉬운 점은 재생시간이다. 스크린을 끄고 128Kbps 44Khz, 2분 40초의 MP3 파일을 무한 반복시켜 테스트한 결과 에이원프로에서 주장하는 5시간 연속 재생은 불가능했고 한번 충전으로 4시간 35분을 플레이 할 수 있었다. 배터리 잔량표시가 설정메뉴에 들어가서만 확인할 수 있는 점은 불편하다. 중간에 사전기능을 사용하거나 타 기능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 재생 가능 시간은 더 줄어든다. MP3는 외장 메모리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내장 메모리만으로는 용량이 적어 거의 사용할 수 없다. 외장 메모리 슬롯은 뒤쪽에 필자에게는 리뷰용으로 외장 메모리가 함께 제공되어 왔으나 실제로 구매 할 때에는 외장 메모리가 기본으로 제공되지 않고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사실 MP3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외장 메모리를 구매하는 편이 좋다. 좀더 큰 배터리 용량을 기대하며.. 프라임 AP-350은 영어, 일어 학습을 위해서 전자사전을 구매하려는 이용자에게는 적합한 제품이다. 전문 MP3 제품과 비교할 수는 없으나 어느 정도 음질을 제공하는 MP3 기능, PC와 Sync 기능을 지원하는 개인정보관리(PIM) 기능, 이미지 뷰어 와 e-Book Viewer 기능 등의 부가 멀티미디어 기능 등은 쓸만하다. 하지만 충전식 배터리가 AP-350의 다양한 기능을 충분히 받쳐주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멀티미디어 기능을 자주 사용하는 경우에는 예비 배터리를 추가 구매하여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필자는 여전히 전자사전은 무엇보다 사전 기능을 얼마나 충분히 발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제품은 훌륭한 사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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